올여름 처음으로 딸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라는 아내의 협박에 가까운 독촉(?)에
그러지뭐! 한마디를 했지만, 1박2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었다.

나도 재미있고, 딸아이도 재미있게 보내야 하는데....
일단 물을 너무나 좋아하는 딸아이에 맞춰서 바다로 가기로 하고,
목적지인 강화도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출발하는 날...
배낭 가득 짐을 싣고, 신나게 출발....

1시간쯤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데,

어!!!!!!
오토바이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짐을 너무 많이 실어서인지 핸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하게 인근 공원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확인하니, 바퀴에 바람이 완전히 빠져 있었다.

죈장! 간만에 딸아이와 나왔는데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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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마음에 딸아이 눈치를 보니, 아빠가 걱정할까봐 오히려 " 됐어! 아빠, 천천히 가도되지 뭐, 너무 걱정하지마!" 하는 것이 아닌가?
와 ! 어리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너무나 대견한 생각이 들어 "그래 한결아, 천천히 놀면서 가자" 하고 정비업자를 기다리는 동안 공원에서 신나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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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을 기다린 끝에 오토바이 수리를 끝내고, 다시 출발 했다.
강화도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특히 한번 고장을 일으킨 오토바이라 불안한 마음에 몸에 잔뜩 힘이 들어 갔다.
너무 무모한 도전이었나! 하는 마음이 들때쯤 강화대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휴! 간신히 왔구나...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 힘내자!!!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목적지인 동막 해수욕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경..
운좋게 민박을 빨리 잡고, 짐을 풀자마자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아빠! 빨리 빨리 ~ 깜깜해지기 전에 빨리 바다로 가자 ! 튜브에 바람을 넣고 출발~
남들은 바다에서 나오는 시간에 한결이는 날라가듯이 잽싸게 바다로 들어갔다.

한결아 천천히 가! 조심해~~~ 소리치면서 나도 뒤따라 바다로 걸어갔다.

어릴적 바다가에서 자랐지만, 두세번 빠져 죽을뻔한 기억 때문인지,
나이가 들어서도 바닷물은 왠지 낯설고 편안하지 못해 바다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나갈 궁리가 생긴다.

한시간쯤 지나자 "한결아! 그만하고 가자" 내일 또 놀자! 하면서 달래 봤지만,
이미 물 맛을 본 딸아이는 "조금만, 더 놀자... 아빠.. 응" 하고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 처음으로 딸과 함께한 1박 2일인데.. " 그래, 한결아 놀고 싶을때까지 놀아" ...

해가 완전히 떨어질때쯤 한결이와 함께 물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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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놀아서인지, 근처 식당에서 조개구이와 해물칼국수를 정신없이 먹고, 바닷가를 걷고 있는데, 빠빠빠바 팡, 피옹~ 펑! 여기저기서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흥분한 한결이가 "아빠 우리도 폭죽 터뜨리자" 하고 손을 잡고 슈퍼로 달려갔다.
이것저것 폭죽 고르는데만 무려 10분,
저녁식사 비용으로 너무 많이 썼다고 생각했는지, 비싼 폭죽을 선뜻 고르지 못하는 마음이 읽혀져, "한결아 고르고 싶은 데로 고르렴"하니, 하는 말이 "아빠 그래도 너무 낭비하면 안돼. 한번 터지면 그만이잖아!" 하고 500원짜리 폭죽 2개와 천원짜리 폭죽 한개를 골랐다.
새삼스럽게 훌쩍 자라버린 것 같은 딸아이가 너무나 기특해 2천원짜리 폭죽 한개를 더 골라 해변가로 향했다.

펑!~~  밤 하늘을 가르며 타오르는 불꽃 만큼 환하게 웃는 딸아이의 얼굴이 가슴속에 가득 차오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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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생각보다 빨리 일어났다. 오전에는 갯벌에서 신나게 놀고 오후에 배타고 석모도에 들어갔다가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맛있는 된장국에 아침을 먹고 오전 9시경 한결이와 함께 갯벌로 들어갔다.

사진 한두장 찍고 있는데, 한결이 왈 ! 아빠 사진 그만 찍고 함께 놀자!!! " 그래 한결아! 잠깐 기다려 ! 카메라를 민박집에 두고 갯벌로 뛰어 들었다.
한결아! 바닷 게 잡는 방법 알어! 갯벌의 숨구멍을 만들어 주는 바닷 게는 정말 소중한 존재야! 근데, 바닷게는 움직임에 예민하단다... 갯벌에 가만이 앉아 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있으면 바닷 게가 나타날꺼야!"
와 ! 아빠, 제 다리사이로 바닷 게가 나왔어요!  큰소리를 내지 못하고 손가락을 열심히 가르키는 한결이의 표정에 신기함이 가득했다.
이후 갯벌에서 슬라이딩도 하고, 나잡아 봐라 게임도 하고 정신없이 놀다보니, 서너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점심먹고 민박집에서 짐을 챙겨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석모도로 향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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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를 향해 출발한지, 20분도 되지 않아, 뒷바퀴에서 피~ 잉, 바람빠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오토바이 핸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빠! 조심해, 또 펑크가 났나봐" 뒤에 타고 있던 한결이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앗! 이럴수가, 우찌 이런일이....
급하게 오토바이를 갓길에 대고 주변을 보니, 주유소가 눈에 들어왔다.
근처에 오토바이 가게가 있는지 물어보니,
주유소 직원이 친절하게 강화도 안내책자를 보여주었다.

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전화를 한두 군데 돌리기 시작하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오늘 강화도에 있는 오토바이 가게가 전부 문을 닫고 휴가가는 날 이란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졌다.
혼자라면 어찌 해보겠는데, 딸애도 있고, 어쩌면 좋지...
오토바이를 두고 하루를 더 보낼까? 그러게 왜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사서 고생을 하는구나 등등...

갑자기 아빠의 표정이 어두워 진걸 보고, 한결이가 옆에서 "아빠 주유소에 예쁜 강아지가 있어요... 강아지 보고 마음 푸세요..."
그래! 한결아, 사고 나지 않은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이니, 이것도 추억인데 마음 편히 생각하자...

한숨 돌리고,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카센타로 전화를 걸었다. "오토바이 타이어가 터졌는데요.. 혹시 수리가 가능할까요" "글쎄요. 오토바이 수리는 안해 봐서.. 죄송합니다." 몇군데 전화를 더 해 봤는데, 다 마찮가지였다.
포기하고 민박집을 알아봐야지 하는 순간, 긴급출동 서비스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마지막으로 전화해 보자는 심정으로 연락해보니, 천만 다행으로 와 보겠다고 한다. 30분 후쯤 긴급출동 차량이 왔고 드디어, 수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걸려 석모도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막상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한결이가 서운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결아! 아빠와 처음으로 1박 2일 여행을 했는데, 오토바이 상태가 좋지 않아서 미안하구나! 아쉽지만 그냥 돌아가자.
아무말 없이 오토바이에 올라탄 한결이를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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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쯤 달렸을까? 또 한번의 피~웅 소리, 악몽이 다시 시작됐다.

동막해수욕장을 지나기가 무섭게 세번째 펑크가 터진 것이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인내심의 한계가 와서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갓길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긴급출동 서비스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다시 오겠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
집에 가자는 말에 삐져있는 한결이에게 나도 모르게 화를 냈다.
긴급출동 서비스 차가 다시 와서, 수리를 마친 후 우리는 다시 출발 할 수 있었다.

집에 오는 내내 불안한 마음이었다. 속도를 낼 수 없어서, 가급적 천천히 달렸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한결이가 귓속말로 "아빠 화장실 가고 싶어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순간.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결아! 아빠가 아까 화 내서 미안해"
한결이가 환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니야!  아빠가 많이 힘들어 했는데, 내가 도움이 안되서 더 미안해! 그래도 갯벌에서 많이 놀았자나 !" 하는 것 아닌가 !!!

집까지 오는 동안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에 맴돌았다.
하나뿐인 딸과 함께한 1박2일, 계획된 일정데로 잘 보내진 못했지만,
너무나 재미있고, 너무나 감사한 1박 2일이었다.

한결이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여행이었다.

아빠도 모르게 훌쩍 성장한 예쁜 한결이....
조금더 지나면 부모 품을 떠나 자유롭게 날아다니겠지만
1박 2일 여행중에 만난 한결이는 오랜시간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한결아 사랑한다.
그리고, 정말 고맙다.

내년에는 오토바이로 전국일주를 해보면 어떨까?
한결이와 아빠의 무모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to be contine


Posted by 이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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